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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페루 리마 이야기 #3> -산동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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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페루 리마 이야기 #3> -산동네-

GoodNightCoffee 2016. 2. 12. 15:40

- 오래 전 출장 후 다른 사이트에 올렸던 글들을 내 블로그에 재업로드합니다-


페루에 관해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치안'문제가 언제나 나온다. 여행사에서도, 다녀온 사람들 블로그에서도 심지어 대사관에서도 도둑, 강도, 날치기 등에 주의하라고 신신당부 한다. 페루의 지방 소도시 얘기가 아니다. 수도인 리마 곳곳에서 일어나며, 항상 방어 준비태세를 해야한다는 얘기다. 그 중에 어디에서건 이른바 '산동네'(Pueblos jóvenes, Wikipedia 참조: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20XX475355 )는 절대 올라가지도 말고, 근처도 안가는 것이 좋다고 현지인들까지 충고한다. 빈부의 격차가 심하고, 물가에 비해 소득수준이 낮아 강도, 날치기는 외국인과 현지인을 가리지 않고 심심치않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페스티벌같은 행사가 있는 주간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들도 놀려면 돈이 필요하기 때문일게다. 그리고 페루의 '산동네'를 좀 자세히 알려면 지리적 기후에 대한 약간의 지식도 필요하다. 페루는 대체적으로 안데스산맥을 기준으로 오른쪽은 아마존의 밀림이 있고, 왼쪽은 태평양 바다를 마주하고 있다. 위도의 차이에 따라 다른 부분이 있지만 수도인 페루는 사막형 해안기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바다와 바로 붙어 있지만 비 한방울 안내리는 사막이며, 해양과 대륙의 기온차에 의해 짙은 안개가 상당히 끼는 날씨이다. 겨울에는 더욱 더 짙고 깊고 끈적한 습기를 머금은 안개로 인해 스산한 계절을 준다고 한다. 그나마 그게 강수량에 잡혀 연간 강수량이 3Cm이하인 이유다. 그러다 보니 산에는 나무가 없다. 풀도 거의 없다. 그냥 흙, 돌과 바위 그런 산이다. 우리나라 얘기를 잠시하자면, 우리나라에도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일명 '달동네'가 생겼었다. 시골에서 먹고 살기 힘든, 혹은 성공을 위해 한푼없이 무작정 올라온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언덕과 산을 터전으로, 판자를 엮여서 만들면서 자연스레 생겨난 마을. 그것이 달동네였다. 과거 사당동, 이문동, 창신동, 상계동 등 그 일대가 대부분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살았던 곳들이다. 이처럼 페루도 그런가보다. 그러나 리마의 산은 거의 완전한 돌로만 이뤄진 곳이기에 산을 깍아서 집터를 만들고 돌과 판자로 집을 만든다. 페루인의 돌을 다루는 솜씨는 유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단한 기술로 전수된 듯 하다(참고: http://blog.naver.com/toto819/10083025691) 그래서 산에 지은 집들을 보고 있으면 참으로 대단하다라는 말이 터져나온다. 그리고 산을 보면 또하나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산에 커다랗게 글씨가 새겨져 있다. 뭔가 궁금해서 물어보면 페루 정치와 관련이 있는 것이 상당수다. 페루는 투표가 강제의무이다. 투표를 안하면 벌금을 문다. 백여솔(Sol, 페루화면 단위)을 문다고 하니 다 해야 할 듯 하다. 이들의 보통 한달 수입은 800~1,000여솔이다. 이것도 좀 그럴싸한 회사에 다녀야 받는 돈이다. 그러한 상황이니 왠만하면 투표는 다 한다. 투표율이 98%로라나 어쩐다나. 그리고 우스운건 자동자면허증과 주민증을 2~3년마다 갱신해야 한단다. 이것도 강제의무라서 갱신하지 않으면 벌금이 3~40여솔이 된다고 한다. 국민들 호주머니를 법으로 털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곳에서 예전부터 정치적으로 홍보할 수단이 하나도 없었던 모양이다. 지금은 그래도 TV와 라디오가 그나마 많이 보급되어 있지만 그것도 도심지에 해당하고, 지방쪽으로 가면 (안가봤지만) 그리 많이 보급되지 않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과거에는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산에다 정치인들의 이름을 써서 알리는 것이다. 멀리서도 보이고 효과적이었나보다. 그래서 그런지 산마다 그냥 뭐 글씨가 새겨져 있다. 근데 재밌는건 산 하나당 하나의 이름만 있다는 것이다. 그들끼리 뭔가의 계약이 있던가, 산 소유주와 끈덕진 계약에 의해서건 아무튼 그렇다. 아니면 자기 소유의 산인지도... 돈주고 정치인되면 그 돈의 수십배는 그냥 가져간다고 현지인이 아주 쉽게 말할 정도면... 뭐 산정도야... 그리고 페루, 잉카인들은 잉카문명과 나스카의 지상화의 솜씨가 전해져 내려와서 그런지 큰 글씨도 아주 잘 쓴다. 대단한 것 같다. 이재저래 이러한 산동네는 어쩌면 페루의 우울한 상징이 되버린 듯 하다.


리마 Plaza de Armas에 있는 대통령궁 뒷편에서 보이는 산동네. 산크리스토발(Cerro San Cristobal, 구글맵: -12.035165,-77.017679). 이 곳은 리마를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이다.


지역이 어딘지 모르겠어요. 차타고 가면서 찍은거라서...


Ventanilla 지역. 이쪽 지역은 다른 산들에 비해 흙이 좀 많은 듯 하다.


아래의 사진은 한 지역(Rinconada, San Juan de Miraflores)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도시에 사는 현지인들도 산에 올라가기 쉽지 않은데 외국인이 이렇게 올라온 것도 참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업무상 회사차를 타고 이 지역 영업사원들과 같이 움직인 것이지만 아마도 한국사람으로 이런 산동네를 올라 온 사람은 몇 안될 것이다. 페루에 몇년을 있었던 한국사람도 산동네에 올라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 정도니... 현지인 영업사원들도 이런 곳은 두명씩 짝을 지어 움직인다. 타동네 사람들이면 여지없이 털리는 곳이 산동네의 특징이다. "내꺼 다 가져가소"라는 의미라나 어쩐다나... 사진을 자세히 보면 그들의 삶을 조금은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