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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페루 리마 이야기 #6> -노을, 야경, 안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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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페루 리마 이야기 #6> -노을, 야경, 안내-

GoodNightCoffee 2016. 2. 12. 16:21

- 오래 전 출장 후 다른 사이트에 올렸던 글들을 내 블로그에 재업로드합니다-


페루는 한국에 비해 위도상 적도에 가깝다. 그래서 그런지 태양도 달도 한국에서 보던 것에 비해 조금 더 큰 느낌이다. 엄청 큰거 아니다. 그럼 타죽는다. 그냥 좀 큰거 같지 않나? 하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지구가 둥그니까... 그래서 노을도 한국의 노을과 다르다. 항상 이렇게 얘기하면 '이국적이다'라고 하는데, 뭐 그말은 당연히 맞는 말이다. 외국이니까! ㅡㅡ; Parque del Amor에 가면 노을을 구경하러 사람들이 꽤 많이 나온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노부부끼리 바닷 바람을 쐬며 잔디밭에 앉는다. 이때는 대화가 중요치않다. 그냥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이미 하나가 된다.




시간이 가면 눈이 부셨던 태양이 점점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바다속으로 잠기기 시작한다. 이때의 태양은 바다와 어울어져 장관을 이룬다.


그러나 붉은 노을은 태양이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감춘 다음에 이루어진다. 어떤 사람들은 태양이 들어가면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데, 그렇게 되면 노을의 50%만 본 것이다. 1~2분만 더 기다리면 태양은 자신이 내일 다시 올 거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마냥 하늘 전체를 붉게 물드린다. 그렇게 서서히 물드리고 나면 드디어 어둠이 찾아온다.



노을의 잔향을 머금고 있는 Parque del Amor.


노을의 멋진 모습을 감상하고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서 저녁을 차려먹고 창 밖을 내다보면서 야경을 감상한다. 그런데 야경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남산, 응봉산 도심지라면 높은 빌딩, 아파트 옥상 정도로 가면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으나 페루는 한국과 달리 밤 야경이 그리 볼만하지는 않다. 어쩌면 산에라도 올라가야 볼만할텐데, 세번째 이야기에서도 얘기했듯이 낮에도 위험한 곳이 페루의 산동네이다. 그런데 밤에 간다는 것은 목숨을 거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집이 17층이니까 이걸로 만족할 뿐이다. 좀 더 아쉬운 것은 삼각대없이 벽이나 창틀에 놓고 찍은거라 또렷이 나오는 것도 좀 포기해야겠다.


저 길로 쭉 가면 Parque del Amor가 나온다. 집이랑 아주 가깝다.


사진의 오른쪽에 차량이 쭉 늘어선 곳이 피자거리 뒷편 골목이다. 여기는 맥주집과 클럽 등이 몰려 있어, 금요일, 토요일 밤이 가장 활발한 시간이다. 이들의 차량 경적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잘 때도 있다.


아파트 뒷쪽 야경이다. 중앙 끝에 보이는게 십자가인데, 십자가가 있는 쪽은 군사통신시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아래 사진이 낮에 찍은 사진이다. 위의 사진들과 비교해 보면 재미있다. 똑같은 구도는 아니지만 금방 알 수 있다.




페루 리마는 해안성 사막기후를 가지고 있다. 연 강수량이 3Cm이하고, 그것도 겨울에 아주 짙고 습한 안개성 스모그가 강수량의 전부인 것이다. 페루는 남반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가을, 겨울이 4~8월달에 해당되고, 봄, 여름이 9~3월달이다. 내가 생활하는 계절은 딱 여름 계절인데, 해안성 기후로 덥지않다. 꼭 에어콘같은 바람도 불고 한낮 태양만 뜨거울 뿐 후덥찌근하지 않다. 그래서 건물에 에어콘이 있는 곳이 별로 없다. 에어콘 있는 규모가 큰 식당에 가면 에어콘이 낯설 정도이다. 밤에는 추울 때도 있다. 이불을 꼭 덮고 자야한다. 밤이 되면 해안과 대륙의 기온차에 의해 바다로부터 안개가 밀려온다. 거대하게 밀려온다. 그 안개가 늦은 밤부터 아침까지 도시를 장악한다. 심지어 한낮 2시가 되었는데도 안개가 짙을 때도 있다. 리마의 겨울은 짙고 습한 안개가 온 몸을 항상 감싸고 있어서 옷이 찝찝하게 축축한 나날의 연속이라고 한다. 나는 가을, 겨울을 안겪었다. 그래서 말로 들은 바로는 그냥 한국의 추운 겨울이 백배 낫다는 얘기도 한다.






밤의 짙은 안개는 카메라의 촛점 조차도 잡질 못한다. 셔터가 안눌러지면 수동모드로 전환해서 눌러야 한다. 다행이 리모콘은 가지고 왔는데, 이 넘의 삼각대는 어디를 가든 참 계륵과 같다. 가지고 가자니 무겁고 별로 쓸 일도 없고, 안가져 가자니 몇 컷 찍는데 상당한 불편을 준다. 페루 리마의 풍경은 다이나믹하지만 뭐라고 그럴까 그리 정겹거나 그립거나 하지는 않다. 페루 사람들은 한국에 오면 자기네 풍경이 그리울까?